본문 바로가기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2022 방콕

코시국방콕여행) 20. 과연 6성급, 감동 그 자체였던 월도프 아스토리아 조식 후기

by 게으른 야망가 2023. 2. 27.
반응형

사실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선택한 데는 그 엄청난 명성의 조식이 궁금했던 것도 있다.

태국 여행 카페에서도 입을 모아 칭찬한 것이 월도프 아스토리아의 완벽한 조식!!

도대체 얼마나 조식이 맛있고 대단하길래 그 난리들인지..

직접가서 확인해보고 싶었다.

 

 

공용 공간이 LL(Lower Lobby)과 UL(Upper Lobby)로 나뉘어있다는 건 지난 포스팅에서 설명했다.

LL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1층 호텔로비이고,

UL은 대략 16층 높이의 리셉션 데스크가 있는 상층로비인데,

그 UL 과 같은 층에 조식당이 있다.

 

 

서른살 이후로는 호텔에 조식은 꼭 포함한다.

출근할 땐 아침 안 먹는데 놀 때는 아침 필수라며...

 

 

 

 

자리를 안내해주는데 왕립 체육관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뷰를 가진 넓은 자리로 배정받았다.

소녀시대 태연이 태국 방콕 콘서트로 머물며 식사했던 장소도 이곳이다.

 

 

 

자리에 앉으면 이런 메뉴판을 하나 가져다 준다.

여기서부터 월도프 아스토리아가 왜 6성급인지를 증명한다.

 

 

 

메뉴판을 잘 보면,

음료의 종류가 주르륵 나와있다.

 

기본적으로 좌석 안내를 받으면 5성급호텔도 서버가 "Coffee or tea?(커피 또는 차)" 라고 물어보고,

대답에 따라 대충 커피나 차를 준비해주는 게 전부인데..

 

아예 음료 메뉴판을 따로 가져다 주면서 여기서 맘껏 고르라니...

 

  • 과일주스 3종: 오렌지, 수박, 파인애플
  • 과일주스 믹스 3종: 비타민부스트, 에너자이저, 디톡스
  • 스무디 3종: 트로피컬 스무디, 웨이크업스무디, 모닝스무디
  • 차 3종: 블랙티, 그린티, 허벌티
  • 커피 6종: 에스프레소, 더블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페마키아또, 카푸치노

 

음료만 총 18종이다.

거기다 커피는 유명 브랜드인 일리커피를 사용한다.

 

 

근데 이렇게 다양한 메뉴보다도 사실 정말 좋은 건...

 

한 사람이 여러 개 골라도 된다는 것. (^^)

(나중에 밥 먹다가 또 시키고, 밥 다먹고 나가기 전에 또 시켜도 됨)

 

 

여기서 끝이 아니다.

뒷면에도 메뉴판이 있다.

 

 

메뉴는 자세히 살펴보면 흔히 '에그 스테이션'에 있는 메뉴들이 나와있다.

하지만 월등히 고퀄리티이다.

종류부터 재료까지 훨씬 다양하고 고급지다.

  • 오믈렛 3종: 에그화이트 오믈렛, 타이 오믈렛, 쓰리에그 오믈렛
  • 셰프 시그니처 계란메뉴 4종: 에그 베네딕트, 칠리 에그, 트러플 에그, 샥슈카
  • 기본 계란메뉴 4종: 스크램블, 후라이, 수란, 삶은 계란

 

이 역시 제한 없이 계속 시킬 수 있다.

한번에 2개, 3개도 시킬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은 직접 테이블까지 가져다 주신다.

ㅠㅠㅠㅠ

 

내돈 서윗하게 살살 녹는다....^^

 

 

Tip. 음료, 계란 메뉴 주문하기

메뉴 + Please
혹은 검지로 메뉴판 찍고, 원하는 수 말하기.

만약 계란 메뉴를 두개씩 달라고 하고 싶다면,
조금 고급지게
"메뉴이름, 2 portion Please" 라고 하면 된다.
(세개를 원하면 3 portion)

예를 들어,
에그 베네딕트 2개와 트러플 에그 2개를 시키고 싶다면
"Egg Benedict 2 portion and Truffle Eggs 2 portion, Please"
(에그 베네딕트 투 포션 앤 트러플 에그 투 포션 플리즈)

Portion : 몫 이라는 뜻.
Two portion을 달라는 것은 두사람 몫을 달라는 뜻이다.

 

 

 

 

 

자리는 좋은 자리를 배정 받았는데, 날이 꾸무리~하다.

7월은 우기라 어쩔 수 없다.

 

접시 하나를 채워서 돌아오니 주문한 음료가 도착했다.

디톡스와 트로피컬 스무디였던 것 같다.

건강식 믹스 음료는 쓴맛이나 풀내가 나기 마련인데, 여긴 다 맛있었다.

3일간 거의 모든 음료를 다 시켜먹어봤는데 다 맛있었다.

소시지도 종류별로, 볶음면도 종류별로, 베이컨류도 듬뿍 있어 골고루 담아왔다.

 

기본 오믈렛

안 먹는 음식, 혹은 알러지 재료가 있는지 물어보고 가져다준다.

난 일단 다 때려박은 오믈렛을 달라고 했다.

저 데코 보소...ㅠㅠ

저 먹지도 않을 아스파라거스와 꽃잎...

6성급은 과연 6성급이로다.

 

트러플 에그(좌)와 에그 베네딕트(우) 투 포션.

 

트러플 에그 위에 올라간 저 쌔까만 알갱이들이 바로 그 유명한 캐비어가 되시겠다.

태어나서 캐비어 처음 먹어봄.

근데 맛은 그냥 약간 짭쪼리한 거 말곤 별맛 없었음.

캐비어라 하니까 그냥 그런 줄 알 뿐.

그치만 전체적으로 트러플 향이 나면서 수란이 올려진 빵과 상추들을 함께 먹으니 넘 맛있었음...ㅠㅠㅠㅠ

 

에그 베네딕트는 사실 이후에 국내 특급호텔에서도 먹은 적이 있는데...

저렇게 수란을 딱 정 가운에데 얹어놓고 터뜨리지 않고 소스를 올려 테이블까지 서브하는 게 쉬운일이 아니었던 거 같다.

국내 5성급 특급호텔에서 먹었던 에그 베네딕트는 수란이 다 터져버렸음..

2 portion 으로 주문해서 한 그릇에 두개가 배달되어 왔다.

이것도 맛있었다..ㅠㅠ

 

(근데 솔직히 트러플이고 베네딕트고 간에 수란을 계속 먹으니까 계란 자체에 좀 질렸다.)

 

중국식 쌀국수

쌀국수는 동남아 어느 호텔을 가더라도 기본은 한다.

사실 다른 음식 수준에 비해 쌀국수는 뛰어난 편은 아니라 약간 실망했지만, 그래도 많은 호텔에서 구비하지 않는 공갈빵(튀김빵)이 있어서 그 점은 마음에 들었다.

저 빵은 홍콩에서도, 중국에서도 본 적이 있지만 실제 먹어본 것은 베트남에서 먹어봤기 때문에.. 베트남식 이름(꾸이)밖에 알지 못하지만..ㅎㅎ

어쨌든 저 꾸이를 쌀국수 국물에 푹 적셔서 약간 흐물해진 상태에서 면과 함께 호로록 먹으면... 세상이 아름답다.

 

 

그리고 자꾸만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월도프.

기본적으로 월도프는 즉석요리든 뭐든 뷔페식으로 당장 주워담는 음식이 아니고, 손님이 잠깐이라도 기다려야하는 경우 손님을 스테이션 앞에 세워두지 않고, 직원이 인상착의를 기억한 뒤 손님의 자리로 가져다 준다.

 

어떠한 표식도, 테이블 넘버도, 담당 서버같은 것도 없다.

그냥 식사를 준비하고 있던 요리사가 손님의 주문 내용과 인상착의를 모두 기억하고,

음식이 준비되면 본인이 직접 서브를 하든 서버를 통해 전달하든,

손님의 테이블 위로 가져다 준다.

 

6성급 호텔은 처음이라 6성급으로 불리는 곳은 다 이정도 하는지 모르겠으나,

처음으로 이런 "극진한" 대접을 받은 우리 부부는....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다는 ㅠㅠㅠㅠ

 

게다가 저 섬세하게 받쳐진 수건을 보라....

손님에게 건네거나 직접 배달하면서 국수 그릇이 흔들거릴 수 있으니 안정감을 유지하도록 수건을 받쳐서 서브하는 저 디테일..

 

 

동남아 호텔에서 빠질 수 없는 볶음면.

나는 또 국수 킬러인지라 너무 맛있었다.

 

한판 배를 가득 채우고 숨 돌릴 겸(?) 시작한 디저트 파티.

기본적으로 어디에나 있는 첵스ㅋㅋ

첵스 위에 얹혀진 직사각형의 곡물바가 있는데..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약간 오트밀 같기도 한 것이..

어쨌든 같이 우유에 말아먹으니 너무 고소했다.

 

과일과 아이스크림, 과일요거트, 크로플 등

하나하나 고퀄리티였다.

 

혹시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망고 밑에.. 저건 꿀이다.

진짜 벌꿀.

 

 

여기서 과일과 아이스크림과 크로플은 모두 내가 주문만 해놓고 가면 직원들이 직접 가져다 준다.

 

망고와 사과, 그리고 용안

주문하자마자 이쁘게 깎아서 배달해준다.

사실 7월이면 망고철이 살짝 지나서 맛 자체는 뭐 보통이다.

망고를 좋아하는 분들은 5월 말 ~ 6월 중순경 방문해서 시장에 널린 망고를 사서 드시면..

그야말로 천국이 여기구나 하실 것이다.

(개인적으로 망고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제철 맞은 잘 익은 망고는 진짜 사랑이라고 느껴짐)

 

사과는 솔직히 우리나라 사과가 훨씬 낫고ㅋㅋ

 

저 똥글똥글한 건 사실 크게 맛있는 과일은 아니다.

리치나 람부탄 같은 매끈매끈하면서 향기나는 과일을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과일인데, 용안(Longan)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용의 눈이라는 뜻인데 영어로는 Dragon eye fruit 이다.

왜냐면...

과일을 까면 요래 생김ㅋㅋㅋㅋㅋ

진짜 눈알 같지 않나요......

 

달린 모양새를 보면 알겠지만 포도같은 과일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종류이지만 어쨌든 주니까 받아먹음.

 

 

크로플

데코 보소...

커스터드 넘나 맛있었음 ㅠㅠ

 

딸기 아이스크림과 갓 나온 베이커리류.

생크림 듬뿍 달라고 해서 마구 찍어먹으면 칼로리 폭탄 맞고 맛도 있음.^^

 

거하게 때려넣고 자리 정리후 여유롭게 즐기는 카푸치노 한잔.

역시 그 초록색 메뉴판을 보며 커피를 주문하면 된다.

앞서 말했듯 여러가지를 시켜도 무방.

 

 

둘째날 조식이다.

구성이 싹 바뀌었다.

누들세션도 어제 야채와 간장소스로 맛을 낸 볶음면과는 다른, 붉은 빛의 얇은 볶음면으로 바뀌었다.

소시지류도 종류가 바뀌었고, 볶음밥도 바뀌었다.

 

 

우리나라에 탕수육 부먹/찍먹 논쟁이 있다면,

외국에는 딱딱한 베이컨/부드러운 베이컨 논쟁이 있다고 한다.

난 찍먹이자 딱딱한 베이컨 파다.

흐물렁한 것은 질색..

당장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은 저 바삭바삭한 베이컨이 꼴보기 싫다?

그래도 걱정할 것 없다.

 

딱딱한 베이컨이 싫은 남편이 부드러운 베이컨을 요청하자, 역시나 테이블로 직접 서버가 배달해준다.

 

 

둘째날의 에그스테이션.

둘이서 5개를 시켰으니ㅋㅋㅋ

걱정말고 월도프 가신다면 마음껏 두개, 세개 시켜 드십시오.

 

칠리 에그 2개와 트러플 에그 2개, 그리고 타이 오믈렛(태국식 오믈렛)

칠리에그 위에 올려진 저 포실포실한 건 꽤 달콤했다.

※ 찾아보니 러우쑹(Pork floss)라고 하는 식재료라고 한다. 돼지살코기를 오래 볶아 말린 뒤 갈아낸 중국식 음식이다.

 

트러플 에그는 왠지..

트러플과 캐비어라는 두 재료에 이끌려 의무감에 먹었고...ㅋㅋ

 

타이 오믈렛은 전날 방문했던 쇼핑몰에서 먹었던 타이 오믈렛이 너무너무 맛있어서 시켜본 건데,

쇼핑몰 타이오믈렛이 한 100배 정도 더 나았다.

역시... 서민음식은 비싸게 먹으면 맛 없어...

떡볶이도 길바닥에서 파는 게 호텔에서 파는 것보다 백배는 맛있는 법...

 

 

그리고 마지막 3일차 조식

또 바뀐다.

소시지 종류가 바뀌고, 볶음밥도 바뀌고, 볶음면도 바뀐다.

기본적으로 며칠에 한번씩 반복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머문 3일간은 대체로 전체의 50% 이상 메뉴가 바뀌었다.

보통 여행객들은 3박~4박 정도를 한 숙소에서 머무르니, 이 정도 회전 스케줄이라면 충분히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에도 역시 에그 스테이션에서 트러플 에그는 투 포션을 시켰다(ㅋㅋㅋㅋ 평생 먹을 캐비어 다 먹음)

그리고 나머지는 스크램블과 후라이로 간단하게.

(이로써 3일간 총 계란을 15개는 먹은 것 같다... 한동안 계란은 꼴도 보기 싫었다...)

 

 

프렌치 토스트와 핫케익

그릇 세팅 너무 귀엽고 깜찍하지 않나요?ㅠㅠ

근데 개인적으로 생크림은 좀 팍팍 줬으면...ㅋㅋ

 

잼은 종류별로 개별포장되어 테이블마다 비치되어 있다.

실링테이브가 있는 것으로 봐서 한번 사용한 잼은 손님이 바뀌면 바로 교체하는 것 같다.

누뗄라도 있고, 블루베리 파이도 있다.

그냥 와플도 있고 그냥 크로아상도 있다.

요거트에 과일이나 시리얼을 듬뿍 담을 수도 있다.

 

이 치즈 섹션은 언제 이해할 수 있을까.

보기 힘든 무화과도 있고..^^

 

보이시나요?

모든 냄비가 스타우브 꼬꼬떼라는 것....^^....

왠지 저 글씨를 보고나니 더 맛있는 것 같고 또 그런....ㅎㅎ

 

 

 

직원들이 에그스테이션 주문을 하나하나 처리해서 서빙 준비하는 모습.

 

 

맛도 맛이지만,

구성도 구성이지만,

역시 6성급이라 불리는 데는 직원들의 서비스 수준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리셉션 데스크에 손님을 세워두지 않는 것,

체크인시 배정한 방으로 직접 에스코트 하여 룸 컨디션 확인을 도와주는 것,

손님이 들어오고 나가는 길에 항상 직원을 배치하여 문을 열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

손님이 짐을 들지 않게 하는 것,

손님의 짐을 보관하여 미리 숙소에 올려두는 것,

매일 웰컴프룻을 교체해두는 것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최상급의 서비스가 장착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조식 서비스로는 완전히 찢어버렸다.

 

테이블 넘버도 없고, 외국인 손님이 주 고객이라 인상착의를 외우기도 쉽지 않은데,

심지어 당시 거의 대부분이 한국인이라 인종으로 구별하기도 어려웠을텐데,

모든 사람들의 인상착의와 테이블을 기억하고 주문한 메뉴를 직접 가져다주는 이런 서비스라니...

게다가 데코하며, 수건을 깔아서 안전하게 옮기는 디테일하며...

진짜 감동 받아서 과장 보태 눈물 흘릴뻔.

 

 

사실 가격이나 명성에 비해 허접한 것도 있긴 했는데,

(수영장이라던가, 탈의실이라던가, 호텔 간판이라던가..)

조식 서비스는 가히 명성에 걸맞은 수준이었다.

 

 

여행에 있어서 밥이 중요하다 하는 분들에게 무조건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는 호텔이다.

다음번엔 이 호텔을 가장 저렴하게 예약하는 법을 포스팅 하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