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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you?

결혼준비12. 충격적인 드레스 피팅 체험. 너 자신(의 몸)을 알라.

by 게으른 야망가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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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는 나에게 어울리는 드레스 고르는 법을 다뤄봤다.

2023.02.01 - [Will you?] - 결혼준비11. 필독. 본식 드레스 실패없이 잘 고르는 법 (다이어트가 소용없는 이유)

 

 

 

본식 드레스를 고르기 전,

이 포스팅을 봤다면 당신은 행운아입니다.

 

대부분은 패키지에 연계된 드레스 업체를 방문해서 거기서 골라주는대로 입거나,

플래너가 소개하는 업체를 방문해서 거기서 골라주는대로 입거나기 때문.

 

일반적인 원피스 고르듯이 내 입맛대로 옷장 뒤져가면서 셀렉하는 게 아니라,

그 업체에서 혹은 플래너가 몇개의 드레스를 골라오면 그 중에서 선택한 것을 입어보는 식이기 때문에.

 

막말로 그 드레스업체 사장님과 플래너가 나랑 취향이 안 맞는 사람이라서,

골라서 들고오는 족족 소위 그지(?)같은 것만 들고온다면??

할 수 없다.

그 중에서 그나마 덜 그지같은 거 입어야 한다.

 

 

그러니,

드레스 셀렉을 떠나기 전에 충분히 본인의 체형에 대해 고민해서

최소한 내가 목이 짧고 어깨가 넓으니 어깨 장식이 없는 깊은 브이넥 드레스를 보여달라고 해야지

그 정도를 생각하고 가는 게 정말 중요하다.

 

 

물론, 난 개뿔도 몰랐지만.

 

(지금의 모든 꿀팁들은 거의 최종 플래너님이 알려준 내용들)

 


 

지난 포스팅을 쭉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한차례 플래너 계약을 파기했었다.

 

이건 그 헤어진 플래너와 계약 중에 있었던 일인데,

개인적으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었다.

 

이미 공개된 마당이라 소개하자면, 당시 W웨딩시티에서 열린 W웨딩박람회를 방문한 신혼부부에게 특전으로 웨딩드레스 피팅 1회 체험 서비스를 제공했었는데, 이게 진짜 개꿀이었다.

 

당시엔 그냥 오 드레스 한번 입어보나? 싶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 받은 충격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결혼 준비 대충하면 아주 개망신 당하겠구나.'

 

 

 

본식을 대략 10개월 정도 앞둔 어느날이었다.

한달에 1~1.5kg 정도를 감량할 목표를 세워뒀으니 10개월 전이면 뭐 한창 토실토실했을 때지.

심지어 겨울이라 코트에 목도리에 요리조리 감추고 다녀서 별 생각도 없었다.

 

근데 마침 그때 드레스 피팅 체험을 해보겠다고 당시 플래너와 약속을 했고,

입어본 드레스는...

처참했다.

 

 

 

※ W계열 계약파기를 자꾸 언급해서 죄송한데 그때 플래너님은 정말 친절하셨다.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고, 응원도 해주셨고.

근데 내가 그런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한다.ㅠㅠ

안 예쁜데 예쁘다고 해주는 착한 사람...

 

 

 

 

뭐 긴말할 것 없고,

내 사진으로 한번 예를 들어보겠다.

 

 

 

체험 피팅 1번 드레스

 

 

 

.....

 

 

 

 

이런 사람이 무슨 결혼준비 과정을 블로깅한다고,

여기까지 읽어준 내가 바보지 싶죠?

 

압니다, 알아요.ㅠㅠ

 

 

 

정말 그야말로 충격적인 쉐입이다.

근데 난 진짜 몰랐다.

 

거울로 봤을 때 예뻤단말이야....

 

거울로 봤을 때는 진짜... 진짜 W에서 결혼해도 괜찮을 거 같은데? 같은 생각을 했었다.

 

플래너님과 드레스샵 실장님도 너무 예쁘다고 호들갑 호들갑을...

그래서 진짜 드레스는 뭐 암거나 입어도 이쁜거구나 했었다.

 

카톡으로 사진을 받기 전까진.

 

난 저렇게 내가 덩어리가 큰 줄 몰랐다.

어떻게 저렇게 둥글넙적 넙데데할까.

당장 곡기를 끊어야겠다고 결심(만) 했다.

 

 

 

 

체험 피팅 2번 드레스

 

 

그나마 낫다.

 

물론 2번도 마음에 드는 드레스는 아니지만 적어도 1번 드레스보다는 덜 뚱뚱해보인다.

주변에서도 이 정도만 되더라도 본식 진행해도 되겠다며 1번은 이상하지만 2번은 괜찮다고 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이 피팅을 했지만 결과는 천지차이다.

 

물론 2번 드레스도 썩 마음에 든 건 아니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거울로 볼때는 둘 다 괜찮았다.

얼굴 나온 사진도 받았는데 진심 성형수술을 격하게 고민했다.

 

 

 

나란히 두고 비교해보자.

같은 날, 같은 사람 같은가요?

 

 

나란히 두고 보니 더욱 충격적인 1번 드레스
최소 5kg 정도는 차이가 나게 보이는 드레스의 마법. 드레스 잘못 골라서 왼쪽 같은 거 입었으면 리마인드웨딩 취급 당했을듯...

 

여기서 바로 체형분석과 드레스 선택의 중요함이 드러난다.

 

내 체형 :

  • 목은 약간 긴 편
  • 어깨는 약간 좁은 편
  • 둥근 어깨
  • 긴 팔
  • 두꺼운 팔뚝
  • 갈비뼈는 다소 두꺼운 편이나 배는 물살

 

선택해야 하는 것 :

  • 어깨 각이 살아있는 드레스
  • 팔뚝을 가려줄 수 있는 드레스
  • 허리장식 없는 A라인 드레스
  • 강력한 코르셋

 

 

그런데 왼쪽의 1번 드레스는 어떤가.

어깨 각도 없고, 딱히 특별히 넥라인이랄 것도 없고, 팔뚝 가장 두꺼운 부분에 비즈장식이 있어 팔뚝을 더더욱 두껍게 보이게 한다. 마치 소시지를 망사레이스에 포장이라도 한듯 터질 것 같다.

최악 중에 최악이다.

 

1번 보다 2번 드레스가 나아보이는 이유가 바로 어깨 각 때문이다.

어깨 각을 살린 반팔 드레스에 팔뚝에 여유도 있어서 오히려 팔뚝이 가늘어보인다.

1번때문에 놀라서 2번 드레스 피팅때는 허리를 더 꽉 졸라맸는지 허리라인도 조금 더 살아있다.

 

물론 드레스 디자인 자체는 2번이 더 촌스럽고,

퍼스널 컬러에도 2번 드레스의 실버톤보단 1번 베이지톤이 나에게 더 잘맞는 등

1번 드레스의 장점도 있긴 하지만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어깨 선이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 쯤 되니,

드레스 셀렉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들 느꼈을 듯.

 

 

그러니 본식 드레스 셀렉 전,

본인의 몸 상태를 제대로 체크하는 건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내가 팔이 긴지 짧은지,

목이 긴지 짧은지,

허리가 통짜인지 가는지,

내 퍼스널 컬러에 베이지톤이 맞는지 실버톤이 맞는지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안다.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아서 그렇지.

 

 

누차 말하지만,

거울로 보면 너무 예쁘다.

그냥 드레스 자체가 얼굴을 확 살려준다.

살면서 저런 화려한 옷을 입은 적이 없어서, 그냥 옷 자체로도 이미 한껏 꾸며진다.

그래서 거기 취해서 객관적으로 본인을 잘 파악하기 힘들다.

절대 거울을 믿지말자.

 

 

그건 마치, 두발제한이 있던 고등학생 시절을 지나 수능 이후 겨울방학에 처음으로 2만원짜리 파마를 하고

누가 봐도 산발이고 왕초여친같은데 난 그 꼬부랑거리는 머리가 너무 마음에 드는, 딱 그 수준의 심정이다.

 

 

나중에 사진보면 기절한다.

 

그때가서 사진 붙잡고 통곡해봐야... 지나간 일.

 

 

드레스 피팅,

정말 중요하다.

 

 


To. 결혼준비가 한창인 신부님들께.

 

 

제가 W플래너와 계약 파기한 이유.

말씀 드렸지요...

안 예쁜 걸 예쁘다고 해서 파기했다고.

예쁜 걸 안 예쁘다고 해서 파기했다고...

 

 

아무리 무료 피팅 체험 서비스지만,

애초에 저 같은 사람한테는 입혀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야 하는 1번 드레스 같은 걸,

들고 나와서 입혀볼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계약파기는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습니다.

 

 

"자, 신부님 이런 옷을 입으면 이렇게 부하게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옷을 입으면 단점이 커버되지요"처럼

비교를 위한 착샷이 아니라,

1번 드레스를 들고 나와서 너무 이쁘다며 폭풍 리액션을 선보이더니,

(제 생각엔 1번 드레스가 너무 안 어울려 황급히 수숩용으로 들고 온 것 같은데)

2번 드레스를 추가로 피팅해주겠다며 들고나와 특별히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포장하는...

그 전형적인 영업 멘트가 저 같이 확신의 T인 사람에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신뢰가 깨져버렸다고 할까요.

 

 

어떤 옷을 입혀도 예쁜 신부가 있습니다.

플래너 입장에서 얼마나 편할까요.

 

그치만 대부분의 평범한 일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그렇지 않죠.

저는 한번 뿐이길 바라는 결혼식을 위해..

냉정하지만 정확한 지적, 그에 따른 개선점까지 제시하는 사람을 찾아 떠나야만 했습니다.ㅠㅠ

1번 같은 걸 들고 나와서 입혀놓고 예쁘다고 하는데도 저는 제 꼴을 몰랐습니다.

본식에서도 그런 바보가 되기는 싫었어요.

 

 

그리고 새로운 플래너를 찾아 떠난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본식 드레스를 피팅하면서 확인했습니다.

 

 

본인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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