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ill you?

결혼준비6. 부산 웨딩, W계열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계약파기)

by 게으른 야망가 2021. 10. 19.
반응형

부산지역 웨딩업계에서 W의 위상은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태생은 W계열 웨딩홀이 아니었는데 W계열로 바뀐 곳도 여러 곳이다.

그러다보니 W계열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W였던 곳도 많다.

구분법은 간단한데, 피로연이 더파티 뷔페일 경우 100% W계열이다.

(ㄴ호텔 같은 경우 피로연이 더파티는 아니지만 웨딩대행을 W계열이 맡고 있다.)

 

W계열 웨딩홀은 기본적으로 위치나 주차면에서 꽤 괜찮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일단 뷔페가 더파티라는 점에서 50%는 먹고 들어가는 편이다.

호불호가 갈려서 더파티만 아니면 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더파티라고 하면 믿고 맡기는 분위기다.

 

솔직히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W가 부산 웨딩업계를 장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더 파티"때문이다.

웨딩업체를 집어 삼키면서 더파티 맛이 좀 없어지긴 했는데,

W가 웨딩업계에 진출하기 전, 그러니까 원래 뷔페 사업만 했을 때는 지금의 퀄리티는 아니었다.

 

여담이지만, 지금은 망해서 사라져버린 온천장 더파티.

3만원대의 상설뷔페치고는 퀄리티가 상급이라, 평일 점심에도 대기가 엄청났더랬다.

(대략 2009년 ~ 2010년대 초반의 이야기)

 

 

근데 어느 순간 W가 부산 웨딩업계의 독점적 지위를 얻게 된 후부터

상설 뷔페인 더 파티의 식사 퀄리티도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상설 뷔페보다는 점차 웨딩홀의 주말 피로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게 독과점의 폐해다.

경쟁상대가 없어지니 곧바로 퀄리티는 떨어지고, 피해는 당연히 소비자가 입게 된다.

 

요약하자면,

고만고만한 웨딩홀 뷔페 시장에 혜성같이 등장한 더파티.

상설뷔페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월등한 퀄리티의 식사를 제공하면서

'더파티'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웨딩홀의 인기가 상승.

그 인기를 등에 업고 본격 웨딩사업으로 진출.

부산시내 웬만한 웨딩업계 장악.

일부 인기 웨딩홀은 W계열 스드메로만 계약 가능.

예전 상설 뷔페의 퀄리티 절반 수준의 뷔페로 전락.

 

하지만 마땅한 대체재도 없다.

 


단순히 W계열이 독과점을 해서 나쁜건가?

절대 그건 아니다.

소비자의 선택으로 독과점 시장경쟁 우위를 점한 것인데 그게 왜 나쁘겠나.

그리고 독과점으로 퀄리티가 떨어졌다고 해도 구관이 명관이라고, 더파티는 더파티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거의 대부분 상설 뷔페를 운영했기 때문에, 결코 음식 수준도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나오진 않는다.

게다가 부산 웨딩계의 공룡이기 때문에 W계열의 웨딩홀은 거의 위치가 좋은 편이다.

 

 

 

그럼 왜 나는 계약을 파기한건가.

 

 


1.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

 

W계열에서 스드메는 대부분 아래의 업체 안에서 결정된다.

 

스튜디오: 비아, 그사순, 해밀 / 루엘, 써드마인드

= 비아, 그사순, 해밀은 이름을 가끔 바꾸는데 전부 W웨딩시티 한 건물에 있는 스튜디오다.

루엘은 달맞이고개, 써드마인드는 송정에 있는데 여긴 추가요금이 붙는 조금 더 고급 스튜디오라고 볼 수 있다.

루엘 스튜디오를 선택하기 위해서 W 스드메를 하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드레스: 드벨르마리에, 루나스포사, 코코드브라이덜

= 드레스샵도 이름을 바꾼 적이 있는데 드벨르마리에를 제외하고는 국내브랜드를 취급하는 샵이다. 루나, 코코드 역시 W웨딩시티 한 건물에 있다. 드벨르마리에가 고급 브랜드인 편.

(이 마저도 일부 웨딩홀패키지에는 드벨르가 빠져있거나, 루나 코코드 둘 중 한 군데만 선택할 수 있는 곳도 있음)

 

메이크업: 꼼나나

= 국민연금, 목화는 국민연금에서 진행한다. 해운대쪽은 해운대 샵에서 진행한다고 들었다.

 

+ 본식스냅, 동영상 (비판하는 내용이므로 업체명을 까지는 않음)

= 얼마 전 웨딩카페에서 난리가 난 모업체가 기본 스냅으로 포함 되어있다. 사진을 망쳐놨다. 신랑신부 사진에 신랑신부는 뿌옇고 웬 주례마이크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다. 평형도 안 맞고 수직도 안 맞다. 이렇게 말하면 좀 심하지만, 그러고도 돈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사진을 망친 것도 문제인데 대처는 더 실망스럽다. 관련 후기가 게시자 동의없이 삭제 된 것.

★ 웨딩사업은 고객 대부분이 1회성 고객인 뜨내기들인만큼, 소비자가 여러번 겪어보고 지출을 결정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그래서 예비 신랑신부들은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중요한 이벤트를 전적으로 남의 후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사업을 하면서 후기 관리를 그런 식으로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장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평가가 아닌가? 설령 본식 사진을 망쳐놨어도 진심어린 사과를 했더라면 그 신부님이 그렇게 화가 났을지. 관계자가 본다면 정말 곰곰히 생각해보길 바란다.

 

 

2. 가성비 위주 + W계열 외 업체에는 높은장벽

 

허례허식 제외한 웨딩을 꿈꾼다면 W계열 패키지가 최선이다.

많은 홀을 가지고 있고 직영 뷔페를 운영하고 스드메 패키지까지 갖고 있는 W니까 가능한 견적이다.

이 이상의 견적은 나올 수가 없다.

 

그치만 말 그대로 "상위클래스" 업체는 다 빠져있기 때문에 그런 업체를 원하면 계약하면 안 된다.

(사실, W스드메 가격을 원하면서 고급 라인을 원하면 그건 그 사람이 잘못이다.)

 

물론, 위에 나열한 업체를 제외한 다른 업체를 끼울 수도 있다.

홀패키지가 아니라 W계열 플래너에게 견적을 받을 경우 (W웨딩박람회를 통한 경우)

업체를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견적금액이 매우 나빠진다.

W계열 플래너에게 견적을 받으면 W계열로만 구성했을때는 최상의 견적이 나오지만,

다른 업체를 하나둘 끼우게 되면 일반 프리랜서 플래너들보다 더 비싼 견적이 나온다.

 

 

3. 객관성과 전문성을 잃은 플래너

 

사실 이게 바로 내가 계약을 파기한 이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액은 소위 "끕"따라 달라진다.

비싼 덴 비싼 이유가 있고, 싼 덴 싼 이유가 다 있기 마련이다.

 

어느 곳을 가도 인정하는 최고급 드레스샵이 있다.

(비즈는 이곳이라고 할 만큼 유명한 곳. 국내 최고가 드레스샵.)

나는 블랙홀을 선택했기에 비즈드레스를 입고 싶었다.

 

그래서 담당 플래너에게 "C드레스샵 어때요?" 했더니 돌아오는 답.

 

"거기 별로예요. 거기보다 루나랑 코코드가 더 나아요."

읭?

 

드레스 대여료가 2배 차이다.

더 별로인 드레스를 2배나 비싸게 주고 빌리는 사람도 있나?

다른 어떤 플래너와 상담해도 C드레스샵을 "별로"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예쁘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그만한 가치를 하는지 판단하라는 사람은 있었어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10만원짜리가 100만원짜리보다 품질이 뛰어날 수 있는가?

 

여기서 사실 내 담당플래너에 대한 신뢰를 모두 잃었다.

 

W계열 플래너이기 때문에 W계열 업체로만 패키지를 구성해야,

본인도 그렇고 손님도 그렇고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 이해한다.

하지만 S급 업체를 후려치면서 B급 업체보다 못하다는 식의 발언은 할 필요 없는 것 아닐까?

 

"신부님,

당연히 S급 업체이니 고급비즈를 사용하지만

하루 입고 마는 드레스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들이시는 것보다는

스드메를 합리적으로 선택하시고, 신혼여행을 좋은 곳으로 가셔요."

 

라고 말했다면,

계약을 파기하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

 

 

 

본식이 1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생각하면 결혼은 객관화가 힘든 작업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내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것이 어울리는지, 어떤 것은 필요가 없는지.

굉장히 알기 어렵다.

 

예산의 범위가 무한정인 부자들은 필요없는 것도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꼭 하고싶은 것과, 하고싶어도 할 수 없는 것들,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것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 것들을 일일이 골라내야한다.

 

그럴때, 옆에서 "이것은 필요하다, 이것은 필요없다"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웨딩플래너인데.

그런 사람이 그저 W계열 소속이기 때문에 더 나은 선택은 제시하지 않고 W계열 업체만 포장해서 판매한다면,

과연 내가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계약파기하는 순간까지도 W계열이 아니라고 함. 다른 업체로 다시 구성해줄 수 있다고 함. W계열 스드메 패키지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걸 업체에서도 아는 듯.)

 

당연히 내 주변에도 W계열로 선택해서 본식까지 훌륭히 마친 지인들도 많다.

그치만 나처럼 웨딩홀이 W계열이 아닌 사람이라면, 굳이 선택의 폭이 좁은 W계열로 고를 필요는 없다.

 

만약 원하는 것들을 고르고보니 W계열 업체인 경우라면 무조건 W웨딩시티로 달려가서 W계열 웨딩플래너와 계약하길 바란다.

놀라운 견적금액을 안겨다준다.

진심 견적금액 때문에 마지막까지도 정말 고민 많이하다가 계약을 파기했다.

 

※ 견적금액도 견적금액인데 포함사항, 업그레이드 혜택이 진심 너무 좋다.

(만약 내가 W계열에서 계약을 한다면, 국민연금 웨딩홀 실장과 계약할테다. 그 분의 태도는 최상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