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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는뭐하는노미고!

[주식] 주식계의 잭팟, 공모주.(1)

by 게으른 야망가 202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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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첫 공모주.

 

신한알파리츠(293940) 주가가 급등한 탓에 리츠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때였다. 그래서 늘 그랬듯 뭔지도 모르고 우선 관심부터 가졌는데 마침 롯데리츠의 공모주 청약일정 안내가 팝업으로 떴다. 어찌어찌 청약일정에 맞춰 증거금을 넣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귀여운 금액, 20만원을 넣었더랬다. 공모주도 모르는데 증거금을 알 턱이 있나. 그냥 내가 사고싶은 금액이 증거금인 줄 알았다. 당연히 돌아온 건 5천원짜리 공모주 1주였다.

 

엥? 나 20만원 썼는데 왜 5천원짜리 1주밖에 없어?

 


 

2. SK바이오팜(326030).

 

 

어느 날, 눈길을 잡아 끄는 기사가 올라왔다.

 

"SK바이오팜  청약 첫날 경쟁률 61.93대1 청약증거금 6조 몰려"

(2020-06-23 뉴스1)

 

청약이라고? 주식도 아파트처럼 청약을 해? 주식청약은 뭐지? 경쟁률? 주식을 경쟁해서 산다고? 청약증거금은 또 뭔데 6조씩이나 몰렸다는 거지?

 

한글인데, 그것도 엄청 짧은 문장인데, 무슨소린지 모르겠다. 외롭다.

 

모라고 했는지 1도 몰으갰는 헨리는 귀엽기라도하지


서둘러 기사를 읽었다. 전부 이해하지는 못 했지만 오늘이 청약 마감이란다. 지정 증권사에서만 청약을 할 수 있단다. 계좌부터 개설해야하니 마음이 급해져 회사에서 가장 가까이 있던 한국투자신탁 지점로 전화를 했다.

 

직원이 SK바이오팜 청약 때문이냐, 증거금은 어느 정도 있느냐 묻기에 얼마라고 말했는데 들려오는 목소리.


"아.. 지금 경쟁률이 높아서 그 정도로는 1주도 배정되기 어려울거예요."

(나중에 보니 1주 정도는 됐는데 C..ㅠㅠ)

그날 오후 SK바이오팜은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 자랑하며 증거금만 31조원을 모았다.

그리고 뜨거웠던 청약열기에 걸맞게 상장 첫날부터 연일 상한가를 쳤고 49,000원이었던 공모가는 상장 5일만에 269,500원까지 치솟았다. 그야말로 잭팟이 터진 셈이다.

증거금 1억을 넣어도 겨우 13주를 배정받았다며(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를 생각하면 1억에 13주.. 부럽기만 하다.) 역대급 IPO에 초흥분한 언론들은 SK바이오팜에 관한 기사를 연이어 쏟아냈다.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들이 급등한 주식을 처분하기위해 줄사표를 냈다는 기사부터, SK바이오팜으로 시세차익을 얼마를 벌었다는 댓글까지. 당시 SK바이오팜을 빼놓고는 공모주 아니, 주식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3. 공모주란?

 

 

SK바이오팜의 눈부신 데뷔를 두 눈으로 목격한 많은 사람들은 공모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당연히 나도)

 

공모주 청약은 사실 아파트청약과 비슷하다.

사람들이 아파트 청약에 몰리는 이유는 분양가에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물론

아파트 매매가가 분양가보다 낮아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고, 특히 브랜드 건설사가 시공하거나 위치가 탁월하다면 프리미엄은 부르는 게 값이 된다. 그러니 아파트 청약에 당첨이 되면 그 아파트를 가장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을 하면 그것을 기업공개(IPO)라고 한다.그렇게 기업공개를 통해 발행한 기업의 주식이 공모주다. 그 기업 최초의 주식인 셈이다.(비상장 주식도 있지만 논외)

즉, 공모주 청약의 목적은 "해당종목의 최저점매수"인 것이다.

 

 


4. 공모주 청약방법과 기본개념

 

 

공모주 청약은 ①정해진 일자에 ②정해진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SK바이오팜의 경우 2020. 6. 23. ~ 6. 24. 2일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신탁/ SK증권/ 하나금융투자에서만 가능했다. 해당 기간 이전에 지정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증거금"을 확보해서 넣어야한다.

 

증거금이란, 일종의 보증금 개념처럼 이해를 하면 간편하다.

 

 

A기업의 공모주가 1천원이고 증거금률은 50%인데 내가 20주를 사고싶다면?

증거금은 1천원 X 20주 X 50% = 1만원을 증거금으로 입금하면 된다.

 

 

그런데 롯데리츠에 내가 분명히 20만원을 증거금으로 넣었는데 5천원짜리 주식 1주만 배당이 되었는데, 왜 그랬던 걸까?

 

 

경쟁률의 개념을 몰랐던 것이다. 경쟁률은 증권사마다 다르다. 증권사마다 배당된 물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A기업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물량이 100개인데 아래와 같이 배정되어있다고 치자.

B증권사(50개), C증권사(30개), D증권사(20개)

 

사람들은 절반의 물량을 쥐고있는 B증권사를 통해 청약을 할 확률이 높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경쟁률도 높아진다.

B증권사100명이 몰리면 2:1이 되는 것이다.

D증권사에는 30명밖에 안 모였다면, 경쟁률은 B증권사보다 훨씬 낮은 1.5:1이 된다.


청약일정은 대개 2일간 진행되는데, 첫날에 증거금이 많이 몰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른바 눈치작전을 쓰면서 어느 증권회사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지 확인하면서 가장 경쟁률이 적은 증권사에 청약 마지막날 오후3시쯤 청약신청을 하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SK바이오팜에 청약 첫날 증거금이 6조가 몰렸으니 그 인기가 어땠는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할 것이다.

 

경쟁률을 감안하여 증거금을 계산해보자.


내가 신청한 증권사의 경쟁률이 10:1, 20주를 배정 받고자 한다면?

1천원 X 20주 X 50% X 10 = 10만원의 증거금이 필요하다.


SK바이오팜의 공모가는 49,000원이고 증거금률은 50%, 최대 경쟁률은 351.09 대 1(한국투자신탁)이었다. 한국투자신탁에서 SK바이오팜 공모주 1주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8,601,705원의 증거금이 필요했던 것이다. 가장 경쟁률이 낮았던 SK증권(254.47 대 1)을 통해 신청했어도 1주에 6,234,515원의 증거금을 마련해야 했다.

(청약 단위가 커지면 증거금 차액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눈치게임을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배정된 주식수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보통 3일 이내 증권계좌로 환급이 된다.

 

SK바이오팜의 대박 냄새를 맡고도 아무것도 못 했던 아쉬움을 발판삼아 공모주 청약에 대한 공부를 했고, SK바이오팜의 불기둥을 지켜보며 그 다음타자, 2020년 하반기 IPO 대어인 카카오게임즈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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