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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you?

결혼준비19-2. 웨딩촬영 한복 대여 후기 (by.테힐라한복 부산점)

by 게으른 야망가 2023.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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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0 - [Will you?] - 결혼준비19-1. 한복, 꼭 필요할까? 필요하다면 맞출까? 대여할까? (맞춤 대여 금액대 포함)

 

결혼준비19-1. 한복, 꼭 필요할까? 필요하다면 맞출까? 대여할까? (맞춤 대여 금액대 포함)

우리는 폐백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신부는 반드시 한복을 입어야 했다. 폐백할 때 신부가 입는 장옷은 진짜 옷이라기 보다는 한복 위에 걸치는 겉옷 같은 느낌이라 한복이 없으면 입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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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결혼 준비에 한복이 꼭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대여를 하는 게 좋은지 맞추는 게 좋은지, 그 가격대는 어떠한지 다뤄봤다.

 

난 가성비 한복점에서 촬영한복 2벌(신랑,신부)과 본식에 쓸 한복 4벌(신랑, 신부, 양가 어머님)을 빌렸다.

 

 

늘 그렇듯,

까다롭고 피곤한 성격인 나는,

진시장부터 가성비 업체를 거쳐 브랜드 업체까지 모두 방문을 해보고 견적을 받아 봤는데,

마지막 선택을 받은 곳은 테힐라 한복 부산점이었다.

 

한벌에 120만원이 넘는 고급 브랜드 업체도 가봤고,

예전 모 사극 촬영때 협찬사로 모 여자 연예인의 한복을 대여해줬다는 업체에도 가봤는데..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고급 브랜드 업체의 재질이나 옷은 다 좋아보였는데, 혼주 한복으로는 예쁘겠지만 신부 한복으로 쓰기엔 좀 너무 무겁고 칙칙해보여서 관뒀다. 그리고 너무 비쌌다. 나는 총 6벌의 한복을 대여해야하는데 한복 대여에만 400만원을 넘게 쓸 수는 없었다.

 

사극 촬영 협찬사였던 곳은 내가 방문해봤던 곳 중에서 가장 종류가 많았다. 규모도 거의 가장 큰 편에 속했다. 근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고 하던가.. 그렇게 많은 옷들 중에 마음에 드는 옷은 단 한 벌도 없었다. 게다가 주인이 권해주는 한복 조합이 내가봐도 색감이 서로 안 맞는 걸 위아래로 동시에 가져다주니... 이거 뭐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의아해할 뿐이었다. '아니, 한복도 직접 만드신다는 분이 감각이 머선일...'

 

 

 

그런 내가 테힐라 한복에 정착한 건 딱 2가지 이유 때문이다.

 

1. 담당 직원의 친절함(+사진찍게 해줌)

2. 신상 한복 다수

 

 

물론 다른 곳도 다 친절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사진을 못 찍게 했다.

한복 대여만을 위해 내가 대략 7~8개 이상 업체를 방문해서 옷을 확인해봤는데 그걸 다 기억할 수도 없고, 결혼준비에 한복만 있는 것도 아닌데..

그 모든 것을 어떻게 기억해서 결정할까.

 

근데 테힐라는 외부 유출(=타업체 공유)만 없으면 가능하다고 마음껏 찍도록 해줬다.

 

심지어 원래는 2벌까지만 무료 피팅이 되고 그 다음부터는 비용이 발생하거나, 추가 착장은 불가한데도 고민하는 신혼부부를 위해 이것저것 되는대로 다 꺼내서 입혀주셨다.

준비 전에는 몰랐는데 한복이나 드레스는 누가 안 도와주면 혼자서는 제대로 입을 수 없는 옷이더라...

 

 

 

1. 첫 한복 피팅 (중가격)

 

 

처음 피팅을 해본 곳은 진시장 근처의 중가격 정도 되는 큰 한복점이었다.

예식 준비하는 예비신랑신부들은 박람회든 어디든 한번쯤은 이름 들어봤을 법한 곳이다.

나도 롯데백화점에서 개최한 박람회에 스타벅스 머그컵 받으러 잠깐 들렀다가ㅋㅋㅋ

어차피 한복도 해야하니 한복 상담 받았다가 오게 된 곳이다.

 

※ 박람회에서만 이 가격?

박람회에서는 옷을 다 들고올 수 없으니 사진과 견적으로만 상담하고, 실제 계약은 내방시에 진행한다. 근데 이때, 박람회에서 본 가격과 박람회 없이 내방만 했을 때의 가격 견적이 크게 차이가 난다고, 반드시 박람회에 고객 등록을 하고 가라고 발목을 붙잡는다. 솔직히 말하면... 상술이다. 걍 그런 거 상관없이 후려치기 잘 하면 됨. 그치만 나는 낚여서 실제로 견적을 받아보려고 방문했었다.

 

 

 

유명세에 걸맞게 가게는 엄청 컸다.

내 기억으로는 대략 3층 건물 전체가 한복점이었던 것 같다.

사진은 일부분이다.

이 정도 되는 한복들이 1층에만 3면에 가득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방문했을 때가 비가 엄청 많이 와서 그런지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뻘쭘...)

 

 

"신부 한복 좀 보러왔는데요."

 

 

남편은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튼 나 혼자 먼저 방문을 했었는데...

진짜 최악이었다.

 

초딩이 엄마옷 훔쳐입은 거 같다. 나의 퍼스널 컬러와는 너무 안 어울리는 뽀얀 핑크치마.

 

한복을 입고 나와서 거울을 보는 순간, 드는 생각은.

 

아 무슨 이런 촌뜨기가 다 있나...?

 

 

이 때는 한복 첫 피팅이라, 내가 한복이랑 안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한복이 이모냥이면 그냥 촬영도 다 빼고 폐백때 쓸 옷 10만원 주고 진시장에서 대충 빌리고 양장으로 예복하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피부가 약간 까무잡잡하고 노란끼가 많이 도는 어두운 웜톤 피부인데, 저렇게 하~~~얗고 분홍분홍 뽀~~~얀 옷을 입혀놓으니 세상 촌스러워보이는 거 아니겠나.

 

더 충격적인 것은 손이다.

 

 

새하얀 자수 장식과 뽀얀 핑크치마에 대비되는 까만 손

 

어디 막노동하다 오셨세여????

새신부 섬섬옥수 어디가고 장작 팰 거 같은 시꺼먼 손만 덜렁 나와있으세여????

 

 

 

 

옷이 너무 하얗다고 하니, 내가 하얘서 이런 신부 한복 입으니까 예쁘다고 호들갑 떨던 사장님..

그짓말 하지 마세여.. 제가 하얗다니여...

손이 시커먼데 이거 머선일입니까 이거....

 

다른 색깔 옷 없냐 물으니 신부 한복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한다.

다들 흰 저고리에 분홍 치마라고 요즘은.

다 여기서 쪼금쪼금씩 장식만 다른 거라고.

다 똑같대.

 

 

아...

역시 한복에도 가성비란 없는 건가...

값을 많이 줘야만 예쁜 옷을 입을 수 있는 건가.. 아니 예쁜 거 아니고 어울리기라도...

 

 

손님 없어서 몇 벌 더 입어볼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사장님 안목을 믿을 수 없어서 대충 옷을 갈아입고, 예의상 견적도 물어보는둥 마는둥 하고 나왔다.

 

대여는 30~35만원, 맞춤은 70만원대라고 했는데....

솔직히 나한테 저거 입고 30만원 받으라해도 안 입을 거 같다.

 

 

 

2. 진시장

 

 

 

진시장은 못 입어본다.

그래서 그냥 룩북에 있는 사진을 보고, 디자인에 맞는 원단을 얼굴에 대보면서 맞춰보는 수밖에 없다.

 

난 평소에 보라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보랏빛이 도는 한복을 입고 싶었는데,

결론적으로는 보라색이 쿨톤이라 웜톤인 나와는 사실 잘 맞지는 않았다.

 

그치만 보라색 옷이 입고 싶어서 원단도 보라색 위주로 봤었다.

 

 

언제적 사진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신부 한복 중에서 연보랏빛으로 나온 한복 사진

 

촌스럽기 짝이 없는데.... 그마나도 찍은 게 보라색 한복이네.

그만큼 보라색에 꽂혀있었나보다.

 

치마 위에 갈라진 홑겹 치마가 있는데 날개치마 혹은 갈래치마라고 부른다.

이게 유행이었다. 2년 사이에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준비하던 2021년에는 저게 유행이었다.

 

아무튼 저런 식으로 사진을 보여주고 디자인에 맞는 색감과 장식의 원단을 보여주면서 고르라고 한다.

 

솔직히 한복을 엄청 자주 입는 분들이야, 원단만 보고도 원하는 스타일이 척척 예상되겠지만...

우리 같이 평생에 한두 번 정도 입는 사람들이 어떻게 원단만 보고 디자인을 예측하겠나...

실제 실물 옷이 있어서 입어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러니 여기도 당연히 패스였다.

 

 

 

3. 고급 브랜드

 

 

 

고급 브랜드에도 방문해봤다.

꽤 이름 유명한 한복점에서도 옷이 별로였는데, 고급 브랜드는 뭐 얼마나 때깔이 차이가 나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 판단하자 싶어서.

 

근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과는 진시장이랑 똑같았다.

 

일단,

피팅비를 받았다.

3만원. (한벌에 3만원이었는지, 2~3벌에 3만원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내가 이 집 한복이 마음에 들지 안 들지도 알 수 없는데, 3만원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굳이 왜?

 

 

그래서 그냥 원단만 펼쳐놓고 봤다.

그러니 결국 입어보지 못하는 진시장이랑 다를바가 없었다.

 

 

 

솔직히...

원단은 이렇게 아무리 많이 펼쳐주고 만져보고 느껴보라해도.. 개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고급이라고 알려줘도 고급인 줄도 모르겠고, 솔직히 진시장에서 봤던 30만원짜리 맞춤 한복 재질이나 여기서 말하는 120만원짜리 한복 재질이나 다른 줄도 나는 모르겠더라.

 

게다가 신부한복 저고리 디자인은 꼴랑 3개 뿐이라고 했다.

내가 방문했던 브랜드 한복점이 좀 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런 상황에서 120만원이라는 가격에 납득을 할 수가 없어서 대충 정리하고 나왔다.

 

촬영한복에 본식한복, 양가 혼주 한복까지 하면 남자 한복은 절반으로 까주겠다고도 했지만 그래도 400만원이 넘는 돈이 필요했다.

돈이 없는 것도 없는 건데, 굳이 한번 입고 말 한복에 400만원씩이나 쓰고 싶지는 않았다.

 

브랜드 한복점의 DP된 한복(혼주한복을 기준으로 만들어 둔 듯)

브랜드 한복점과 다른 한복점의 차이는 아주 사소한 디테일 부분에서 좀 차이가 났는데, 가령 치마의 주름이랄까.. 이런 것들이 확실히 브랜드 한복점은 조금 더 세밀하고 촘촘하게 잘 잡혀있었다.

 

근데 솔직히...

 

뭐... 주름이 크게 상관 있나여?

 

 

 

4. 테힐라 한복 (가성비 업체)

 

 

 

테힐라 한복에는 실제 계약서 작성 전에 2번을 방문을 했는데,

원래는 첫 방문에 2벌까지만 무료로 입어볼 수 있었다.

 

근데 그때는 담당자님이 기분이 좋으셨는지, 아니면 시간이 좀 여유가 있으셨는지,

일단 2벌을 골랐는데 거기서 상하의를 크로스해서 4가지 경우의 수로 입혀주시고,

그 외에도 이것 저것 많이 가져와서 입혀주셨다. (입어본 게 총 몇벌인지 모르겠음)

 

근데 심지어 그렇게 두번이나 와서 입어보고 계약서 쓰고 나서도 양가 어머님들 모시고 와서 또 다시 몇 벌을 더 입어봤다.

 

진상인걸까...

(근데 엄마들 와서 다시 이것저것 다 입혀보고 했는데도 결국은 담당자님이 처음부터 추천해줬던 걸로 결정됨ㅋㅋ)

 

 

 

대략 나는 6~7벌 이상을 피팅하고, 남편은 4벌 정도를 피팅해봤다.

사진을 안 찍은 것도 있으니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더 많이 피팅을 했을 수도 있다.

 

한복 피팅 사진은 물론 동영상 촬영까지 허락해주셔서 수월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근데 실제 한복 색감보다 조금 붉은 톤으로 나온다.

실제로 볼 때는 조금 더 밝고 선명한데, 매장 조명이 주황색이다보니 전체적으로 불그스름하게 보인다.

 

수많은 피팅과 방문을 걸쳐, 처음엔 옥색(민트색) 전통한복으로 픽 했었는데 결국 마지막의 피치톤의 현대식 당의로 바꾸었다. (이 세트가 애초에 테힐라 실장님 픽이었음ㅋㅋ)

 

 

※ 전통한복과 현대한복의 차이

 

① V넥의 깊이

: 전통한복은 V넥 깊이가 깊지 않다. 꽁꽁 여민다고 보면 된다.

현대식 한복은 V넥 깊이가 다소 깊다. 적당히 여미기 때문이다.

 

② 어깨선

: 전통한복은 어깨라인에 선이 없다. 앞판 뒷판에 팔이 붙은 모양새다.

현대식 한복은 어깨라인이 있다. 양장처럼 만든 것이다. 나같은 둥근어깨 어좁이는 아무래도 어깨선이 있는 편이 좋다.

그렇다보니 현대식 한복은 그냥 걸치듯이 입고 리본만 묶으면 되지만, 전통한복은 목과 겨드랑이 사이에 주름을 잡아줘야 제대로 입을 수 있다.

어깨선이 없기 때문에 옷을 입을 때부터 주름으로 어깨 선과 가슴과 겨드랑이 부분을 접어서 입어줘야 한다.

 

③ 겨드랑이 깊이

: 전통한복은 겨드랑이가 깊게 파여있다. 겨드랑이 바로 밑이 저고리 끝이라고 보면 되겠다.

현대식한복은 조금 더 겨드랑이를 가려준다. 양장의 영향이라고 보면 되겠다.

 

 

 

 

5. 한복 촬영 결과물

 

 

 

대망의 스튜디오 촬영날.

 

 

우리는 촬영이 8월 말 한여름 태풍시즌이었기 때문에,

촬영 자체로서도 비성수기라 한복대여도 여유있던 시즌인 덕분에 할인을 좀 많이 받았다.

(댓글로 문의하시면 내 견적을 공유해 줄 순 있지만 2년 전 한 여름 할인을 받은 가격임을 감안해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비녀가 너무 예뻐서 전통한복을 해보려고 했으나, 여러가지 문제(어깨선, 겨드랑이, 목선 등)를 고려하여 현대식 한복으로 바꾼 바람에 비녀는 못 썼다.

 

그래도 비녀를 써볼거라고 소품 빌릴 때 비녀도 넣어달라고 해서 챙겨가긴 했는데ㅋㅋㅋㅋㅋ

스튜디오에서 안 어울린다고 퇴짜 당했다.

근데 내가봐도 안 어울리더라ㅋㅋㅋㅋ

 

 

웬만하면 전문가들한테 맡기고 우기지 말자....

 

 

 

스튜디오 촬영 후기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 하겠지만

나는 부산 송정에 있는 '고 스튜디오'에서 촬영했고,

샘플 사진 중에 내가 한복 촬영 배경지로 딱 맘에 든 장소가 있어서 거기서 무조건 한복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왼쪽, 중간: 2021년 고스튜디오 드로잉 샘플, 오른쪽: 2023년 고스튜디오 드로잉 샘플

 

딱 여기서 한복 촬영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복 촬영은 꼭 하고싶었는데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한옥같은 분위기에서 찍고 싶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그런 컨셉 사진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2021년 고 스튜디오 샘플 사진에 딱 저 장면에서 모델 언니(?예쁘면 언니)가 입고 있는 옷이 내 눈에는 한복처럼 보였고, 옆에 있는 남자 모델도 우리 남편이 두루마기 촥- 걸치고 함께 걸어내려오면 더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복 촬영은 반드시 여기 계단에서 하겠다고 주장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웨딩촬영 중에서 야외촬영 다음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신이 나오게 됐다.

 

 

 

 

 

얼굴이 하얗고 붉은 편인 남편은 자기 피부에 맞는 푸른 한복을 입었고,

나는 민트+그레이 조합의 현대식 당의와 복숭아톤 치마에 날개치마를 한겹 더 얹어 오묘한 색감이 날 수 있도록 했다.

 

화장도 너무 너무 잘 됐고, 오히려 드레스 입었을 때 보다 한복이 더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 정도로 한복 차림에서도 화장이 중요하다는 거~

 

헤어도 현대식 한복에 맞게 내가 원했던 비녀는 빠르게 제외하고ㅋㅋㅋ

뒤꽂이로 예쁘게 마무리 했다.

 

 

 

 

테힐라 가게 안에서 보던 거랑 느낌이 많이 다르쥬?

 

결과적으로 한복 촬영은 진짜 만족이었다.ㅎㅎㅎ

(한복 촬영 할까말까 망설이시는 분.. 저는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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