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ill you?

미완성으로 쓰는 아르떼 스냅 본식 촬영 후기.(ing)

by 게으른 야망가 2023. 4. 5.
반응형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지금 아르떼 스냅은 2021년 하반기 예식부터 본식 앨범 작업이 밀린 상태다.

 

원래는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 갑이고, 돈을 받는 사람이 을이다.

돈을 주니까 갑질을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정당하게 값을 치르는 만큼 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결혼준비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돈 내는 사람은 나고, 예식의 주인도 나인데, 마치 을이 된 것처럼 주변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제 목소리를 못 내게 된다는 점이다.

평소 부당한 상황에서 쉽게 참지 않고, 이해하기 힘든 손해는 감내하지 않는 편인 나 조차도 바보가 된 것처럼 어버버하며 기계처럼 "네네네"만 내뱉었으니... 스스로도 소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찍소리도 못 하고 결혼비용을 고스란히 지불했을지 뻔할 뻔자다.

 

신혼부부 대부분은 돈을 자기가 내면서도 결혼준비는 대개 처음이고, 익숙하지 못한 상황이라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그저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경사를 앞두거나 치르고 사소한 일에 얼굴 붉히고 싶지 않은 마음도 한 몫했을 것이다.

 

그 좋은 마음, 그 배려 한 스푼이 독이 되었던 건가?

 

분명 본식스냅 원본을 받을 때까진 좋았다.

당일에도 너무나 열정적인 대표님의 태도에 양가 어른들은 물론, 친지와 지인들이 모두 감탄했을 정도였다.

비용은 다른 평균적인 업체에 비해 2배에서 심하면 3,4배까지도 비쌌지만, 그 정도 값을 치를만한 자격이 있다고 느꼈던 업체였다.

그래서 주변에 본식스냅을 추천해달라는 결혼 예정 커플이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해줘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더랬다.

2023년 2월까지는.

 

 

첫번째 실망은 샘플본 셀렉때다.

본식 촬영으로부터 대략 3주 후, 9677장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원본파일을 보내면서 "일주일 이내에 5장의 샘플용 사진을 골라서 보내라"고 했다. 그리고 2주 이내에 샘플 수정본을 주겠다고 했다. 그 샘플을 기준으로 수정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거의 1만장에 가까운 사진을 눈이 빠져라 보다가 겨우 5장의 파일을 보냈는데, 한달하고 열흘이나 있다가 샘플본을 보내온 것이다.

 

그때도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전화 한통 없고, 문자메시지와 카톡도 다 씹음)

결과물이 마음에 들어 실력이 깡패다 하며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이때도 사실, 돈을 몇백만원을 받고 사진을 찍는 프로 작가가 이렇게 시간개념이 없나 하고 의아했지만, 말 못할 개인적 사정이 있다하기에 넘겼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두번째 실망이 올해 2월말이다.

본인이 약속했던 수정본, 앨범 발송기한이 2월 말이다.

아니 1월 4주부터 2월 4주까지라고 약속했으니, 사실상 최대 2월 25~56일까지였으나, 넉넉히 2월말까지 기다렸다.

아무런 답이 없기에 연락을 했다.

 

또 역시나 문자를 씹는다.

이건 정말 경우가 아니지 않나.

 

몇번의 독촉문자와 카톡을 보내고나니,

3월 6일에서야 연락이 와서 사정을 설명하는데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변명에 불과했다.

너무 진부한 변명의 나열이었다.

레파토리가 너무 흔해서 놀랍지도 않을 정도.

 

그런데 그 상황에서도 또 나는 바보 쪼다처럼 3월말로 기한을 연장해주었다.

본인이 3월 23~24일이라고 말했는데, 내가 "진짜 지킬 수 있는 날짜를 말하세요!"라고 말하며 내가 기한을 늘려줬다.

착해서가 아니라, 또 사람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고, 정말 제대로 된 결과물을 받고 싶어서였다.

(지금 생각하니 븅신임.)

 

 

그리고 드디어 세번째 실망. 잠적.

 

결국 이런 하소연을 공개적으로 하는 데는,

3월말까지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받지 못해서도 있지만,

심지어 이제는 나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않고 있어서,

게다가 나 외에 수많은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다.

 

고소를 피하기 위해 많은 블로거들이 불만 후기를 남기며 공익을 위해 작성한다는 문구를 집어넣었는데,

내가 그런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결국 스냅 업체를 중개한 책임이 있는 웨딩플래너에게도 연락해서 상황을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

 

비루한 블로그지만,

일생일대의 결혼이 달린 문제이기에,

이런 소규모 블로그까지 당도하여 플래너 정보를 요청한 수많은 신부님들에게

내가 얼마나 자신있게 그 플래너를 소개했던가.

 

땡전 한푼 받는 것도 없고 익명으로 추천해서 그 플래너가 내가 이렇게 열심히 영업사원으로 뛴다는 것도 모를텐데,

그저 내가 겪었던 좋은 서비스를 남들에게 공유하고자 그렇게 떠벌떠벌했는데...

문제가 터졌을때 해결이 안 되는 플래너를 소개한 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 마저 들기 시작했다.

 

 

내용을 전달 받은 내 플래너는 안 그래도 요며칠 사이 그런 연락을 받고 있다며,

사태를 파악해보겠다고 발벗고 나섰다.

알다시피 실력있는 플래너기에 실내 마스크 해제 이후 첫 봄을 맞이한 그녀 역시도 엄청나게 바쁜 시즌을 보내고 있을 터.

 

그치만 내가 지금 남 배려하고 사정 봐주게 생겼나..

 

(혹시나 내게 추천받은 플래너와 계약한 분들은 안심하셔도 될 것 같다. 이 분은 이런 상황이지만 나의 연락에 최대한 칼답을 하고 있다.)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

 

분명 나말고도 많은 피해자가 있을텐데.

본식스냅이 스튜디오 촬영도 아니고, 단 하루, 한 시간 남짓한 한번뿐인 이벤트인데.

그래서 확실한 실력자를 선택하기 위해 "비싼" 업체를 골랐던 건데,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칠 줄 누가 알았을까.

 

평화로운 해결이 어려우면 법적인 절차까지 진행되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평화로운 해결조차 언제 마무리 될 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피해자 중에는 심지어 2020년 예식도 있다. 시간개념 무엇?)

 

아직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음에도.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비용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지난 포스팅에서 해당 업체에 대한 칭찬과 좋은 후기를 남겼기에,

혹시나 만에 하나, 나로 인해 피해자가 더 양산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와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놈의 대표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예약을 받고 있다기에...)

 

 

 

마지막 기대.

 

채무자(?)들을 피해 숨어있던 아르떼 대표를 찾아낸 지인이 그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그는 이런 말같지도 않은 상황을 만들어놓고도.

본인이 상황을 평화롭게 마무리하길 원한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쫌만 웃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나 역시

이런 개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현재에도,

나는 정말로 아르떼 대표가 직접 수정한 수정본과 앨범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

 

그만큼 나는 아르떼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실력과 열정에 대해 본식에서나마 감동받았던 고객으로서 이렇게 되어버린 상황에 안타까움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도의적 책임뿐만 아니라 사업가로서 계약위반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사항이 있다면 그 역시도 본인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물론 해당 업체와 제휴해서 웨딩을 진행했던 플래너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등신같지만,

아르떼에게 마지막 기대를 걸어본다.

(원본 파일은 곱게 보관하고 있다. 정 안되면 환불 받고 그 비용으로 보정업체를 찾아야 할 판이다.)

 

 

그리고, 교훈.

시간약속 어기는 사람과는 상종을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는 게, 지들은 예약금 입금 이후 48시간이 지나면 환불을 안해준다고 계약서에 명시했다. 남의 돈은 시간단위로 명시해서 이틀만 지나도 환불 안 해주면서, 지는 왜 남의 시간과 돈을 우습게 아는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