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까? 말까?
결혼준비를 시작한 예비부부들은 이 말을 1000번쯤은 하게 된다.
결정장애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인생의 한번(이길 바라는) 빅 이벤트 앞에선 다소 소심해지기 마련.
그래서 결론부터 말해주자면
DVD는 하자!
만약 나에게 본식스냅과 DVD를 둘 다 할 순 없는데, 하나만 해야 한다고 뭘 하면 좋겠냐 물으면
3초 정도 고민하고 차라리 DVD를 하라고 할 것 같다.
그 정도로 DVD는 꼭 했으면 한다.
물론, 난 아직 내 결혼식 영상의 완성본을 보지도 못했다.
기본 8개월 대기라서^^...
처음엔 헉 했는데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그냥 바쁘게 살다보면 시간이 훅 지나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DVD는 꼭 추천한다.
1. 당신도 모르는 당신의 결혼식 풍경
신랑신부는 본식 당일 본인이 해야 하는 일, 본인이 한 일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2인 스냅으로 촬영했다면 사진으로 조금은 확인할 수 있겠지만 로비는 어떤 분위기였는지, 부모님의 표정이 어땠는지 바깥 상황을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1인 스냅이라면 신랑신부만 쫓아다녔을테니 사진으로도 바깥 풍경은 모르게 된다.)
심지어 내가 어떻게 걸어갔는지, 누구랑 눈을 맞췄는지, 어디를 보았는지도 전혀 모른다.
내가 걸어갈 때 부모님은 어디를 보았는지, 엄마아빠의 발걸음은 어땠는지, 신랑의 표정이 어떠했는지.
그럴때 내 기억의 빈 공간을 메워줄 수 있는 게 본식 동영상이다.
2. 이 안에 너 아니고(?) 니 결혼식 있다.
동영상이 사진보다 훨씬 접근성이 뛰어나다.
의외라고 생각된다면 우리가 사진 100장과 동영상 3분을 본다고 가정해보자. 무엇이 더 쉬울까?
당연히 동영상이다.
사진 100장과 동영상 3분 중 어느것이 더 머릿속에 오래 남을까?
당연히 동영상이다.
남에게 사진 100장을 보여주는 것과 동영상 3분을 보여주는 것 중 어느것이 더 반응이 좋을까?
당연히 동영상이다.
100장이 아니라 10장이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만큼 사진보다는 동영상이 접근하기 쉽고, 받아들이기도 쉽다는 뜻이다.
시간과 돈을 들여서 만든 결과물을 방구석에 처박아두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자주 꺼내서 열어보고 배우자와 대화하고 가족과 추억을 회상해야 돈값을 제대로 하는 거다. 휴대폰에 저장만 해두면 언제 어디서나 그 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사진보다 동영상이 감동적이라곤 할 수 없지만, 간편하게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기엔 동영상이 훨씬 쉽다.
3. 시간이 지날수록 귀한 자료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 사진 말고 동영상을 많이 찍어두라고 한다. 나중에 돌아가시고 나면 사진은 많은데 동영상이 없어서 목소리, 행동, 걸음걸이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자녀의 결혼식에서 가장 멋지고 예쁘게 꾸몄을 부모님 모습을 전문가가 찍어주는 동영상으로 남겨두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귀한 자료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나중에 엄마아빠가 보고싶어지면, 혹은 내 젊은 시절, 내 배우자의 젊은 시절이 그리워지면 사진보다는 동영상을 더 많이 찾아보게 될 테니까.
※ 자녀를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나중에 자녀가 자랄때 엄마가 엄마가 되기 전, 할머니가 할머니가 되기 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될 거다.
동영상 업체 선정
동영상 업체는 꽤 찾기가 어려워서 친구들을 취조하기 시작했는데
정말 희한하게도 모두 특정 업체 한 군데를 지목했다.
A친구에게. 너 동영상 어느 업체에 했어? 여기.
B친구에게. 너 동영상 어느 업체에 했어? 여기.
C친구에게. 너 동영상 어느 업체에 했어? 여기.
거짓말처럼 내가 물어본 3명의 친구가 모두 그 곳에서 영상을 제작했다.
심지어 두명은 서울에 있는 업체라며 출장비까지 줬다고 해서 그 친구들이 이름만 같은 업체 아니냐고까지 해서 확인했는데.
웬걸.
2021년 하반기부터 부산에 지점을 내고 내려왔다네.
거기다 W계열 플래너의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 계약한 플래너도 동영상 업체는 여기라고 했으니 더 고민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동영상은 싱겁게도 별다른 견적 비교도 없이 바로 결정.
예의상 인스타그램으로 샘플 정도는 확인해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업체였다.
그래, 결혼 준비 하면서 이렇게 쉽게 넘어가는 것도 있어야지.
그렇게 논스톱으로 계약한 업체는 그래비티비주얼.
...이라곤 하지만.
사실 나름의 고민을 좀 하긴 했다.
이미 본식스냅과 동영상만으로 웬만한 스드메 견적을 훌쩍 넘겼기 때문에.
스냅업체를 바꿔야하나, 영상을 빼야하나..
내가 사진과 영상에 너무 많은 비용을 들이는 걸까하고.
거기다 당시 예랑이었던 남편도 굳이 본식 비용을 그렇게 늘릴 필요가 있겠냐 물었다.
본식을 마친 지금, 누가 나에게 이렇게 똑같이 물어본다면 이젠 이렇게 말하겠다.
아예 안 할 게 아니라면, 제 값을 줘라.
영상업체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그냥 기록만 하면 됐지 뭐 하는 식으로 기본 영상업체(패키지포함, 추가요금 없음)로 영상을 제작한 친구들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돈을 아낄거라면 차라리 다른 데 아꼈으면 한다. 드레스라던가, 예물이라던가, 예단이라던가.
차라리 아예 하지를 말고 평소 좀 감각이 있는 친구에게 특별히 부탁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쭉 휴대폰 카메라로 동영상을 좀 찍어달라고 하든지.
앞선 포스팅에서도 말했듯
"싼 데는 싼 이유, 비싼 데는 비싼 이유가 다 있다."
추가금없는 영상업체만 믿으면 절대 안 된다. 사진은 대부분 평타는 친다. (물론 모업체는 고소당할 수준으로 망쳐놨지만) 동영상은 절대 평균도 안 나온다. 어디 공개하기 부끄러운 수준의 결과물이 나오니, 절대 기대하지 마시라. 그냥 시간의 흐름에 맞춰 어떠한 편집도 없이 그대로 레코딩만 한 avi 파일을 받게 되실 거다.
※ 여담으로,
친구 A의 결혼식장에서 동영상 촬영을 하던 작가님이 너무너무너무 훈남이라,
팔짝팔짝 뛰며 대체 저 훈남은 누구시냐며 소속을 여쭈었더니,
안타깝게도 서울에서 부른 동영상 업체 직원이라기에,
아쉬운 마음을 애써 감추었는데 내가 계약하기로 한 업체가 그 업체가 아닌가!
나를 포함한 친구들 모두 그 분을 다시 볼 수 있는 거냐며,
이번엔 반드시 존함을 여쭈리라 다짐했건만
내 결혼식에는 여자 작가님이 오셨다더라하는 슬픈 이야기. 흑흑.
(잘생긴 작가님이 카메라를 들고 있어서 그런지 친구 A의 피로연 인터뷰는 함박웃음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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