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의 첫 주식 거래
2018년 가을, 송금 어플을 통해 해외주식 계좌를 처음으로 개설했다.
해외주식 목록을 살펴보다 마치 장바구니에 원하는 물건을 고르듯이 애플 주식을 담았고 결제를 했다.
그때는 주식을 샀다는 개념보다는 "해외직구 했다" 정도의 느낌이었다.
원하는 물건을 달러로 샀다는 정도의 개념.
당시 애플 주가는 원화 기준 25만원 초반이었고, 간이 작았던 나는(간 크기는 현재도 마찬가지이지만) 겨우 2주를 샀다.
2. +127.46%
애플의 현재가는 128.23달러다. (2020.12.22. 기준, 원화로는 141,207원)
1주당 가격을 놓고보면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2020년 8월 31일, 애플이 1주를 4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했기 때문이다.
액면분할 이전의 주식을 기준으로 하면 1주 가격이 564,828원(141,207*4)이 된 것이므로, 실제로는 애플이 2배이상 성장한 것이다.
나의 경우로만 보자면 2주 50만원이었던 주식이 2년 후 8주 113만원이 된 것.
액면분할 직후에는 120만원이 넘기도 했다.
※ 액면분할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할 예정.
지금이야 액면분할이니 권리락이니 배당금이니 더듬더듬 이해하지만 그때는 주식을 온라인쇼핑하듯이 장바구니에 대충 담아 넣던 시기였으므로 정말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지금 스스로 '나 완전 주린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더 무식했다고 보면 된다.(어쩌면 지금도)
동학개미운동이니, 서학개미운동이니 시끄러운 요즘도 여전히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때는 나 역시도
"주식하는 놈 만나지 마라."
"주식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 못 봤다."
"1억 버는 방법? 2억으로 주식하기."
이렇게 생각하며 주식투자를 갬블링이라고 치부했었다.
그렇다보니 겨우 50만원짜리 주식계좌를 들고는 시도때도없이 주가를 검색하고, 하루만에 2만원을 벌었다고 좋아하다가
또 2주만에 10만원이 빠졌다고 울상짓고 수익률 창에서 눈을 떼지 못 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섣불리 "아, 주식은 나랑 안 맞구나"라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태생이 게으른 덕(?)에 결과적으로 수익을 얻게 되었다.
50만원짜리가 40만원 미만이 됐을때도 아까워만 했지, 전혀 팔 생각을 못하고 그냥 그대로 들고 있었다.(ㅋㅋ)
무슨 미래의 비전이라던가 워렌 버핏의 투자 격언이라던가 장투라던가 그런 거 정말 하나도 없이! 그냥 진짜 순전히 매도가 귀찮아서 못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50만원으로 60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게 된 것이다.
60만원은 현재 0.9%~1% 수준의 예금이자로 6천만원을 1년 내내 은행에 맡겨놔야 얻을 수 있는 금액이다.
아, 물론 세전.^^ (개인적으로 이자소득세보다 치사한 세금이 있을까 싶다)
3. 주식을 하는 이유
이로써 주식을 하는 이유가 선명해졌다.
초초저금리 나아가 마이너스금리 시대를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1억을 1년 내내 은행에 맡겨놔도 단 돈 백만원을 쥐기 어려운 시대다.
아무것도 안 해도 8~9% 이자를 주던 은행은 안드로메다로 떠난지 오래다.
그런 상황에서 악착같이 모은 내 돈으로 은행이 돈을 벌고, 기업이 돈을 번다.
그러고는 남은 찌꺼기를 주는데 그 마저도 한번 걸러서 준다.
나중에는 오히려 은행에서 예금 보관료를 받을 수도 있단다.
기분 나쁘지 않은가?
주식으로 부자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다.
개미 중의 개미! 왕개미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다.(되고 싶어도 안 됨)
금리가 자꾸 떨어지는데도 예적금 금리만 믿고 있는 것은 말하자면,
자동차가 발명됐는데 걷겠다는 것과 같다.
김치냉장고를 놔두고 언 땅에 삽질을 하는 것과 같다.
큰 부자가 될 목적이 아니어도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평범한 사람은 어떻게 투자해야할까.
마음에 드는 주식을 사놓고 그냥 묻어두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나?
2년, 3년, 10년 쭉?
당연하게도 애플의 수익률은 그저 초심자의 행운때문이었다.
앞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내가 수익을 얻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이후 더 무서운 수익률을 뽐낸 초심자의 행운이 한 번 더 찾아오게 되는데,
그때부터 투자 가치관이라고 부를 만한 무언가가 자리잡게 되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정리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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