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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you?

결혼준비 18. 상견례 선물 추천(앙금꽃 떡케익)

by 게으른 야망가 202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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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통적인 혼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결혼날짜는 상견례를 하고 잡는 게 맞다.

상견례를 해야 양가 어른들이 각자 사돈을 맺을만한 집안인지 확인을 하는 것이고,

그래야 부부간의 연을 맺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상견례를 가장 먼저 하는 게 순서상으로는 옳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꽤 많은 결혼이 이 상견례 단계에서 생긴 갈등을 봉합하지 못해서 찢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상견례를 하는 게 서로에게도 좋긴 하다.

 

그치만 우리를 포함한 많은 신혼부부들의 경우,

다들 맞벌이에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보니,

원하는 예식 날짜가 직장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본인들이 휴가를 사용하기 편하고,

신혼여행지로 생각하고 있는 곳의 기후나 환경을 생각해서

결혼날짜부터 잡는 게 보편화되고 있다보니...

 

어른들의 의견보다는 회사 스케줄과 신혼여행 일정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부모님 입장에선 다소 섭섭할 수도 있지만.. 현실이 그러한 것을 어쩌겠나..)

 

나도 내가 원하는 예식 날짜는 딱 정해져있었기 때문에(이 문제로도 꽤 다툼이 있었다)

상견례도 하기 전에 이미 결혼식 장소와 날짜는 다 정해둔 상황에서 상견례를 진행했다.

 

그러나 아무리 요즘 상견례가 허례허식, 형식적 절차가 됐다고 하더라도,

양가 어른들이 처음 얼굴을 뵙고 인사하는 자리이니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었다.

 

실제로 웬만한 일에는 크게 떨지 않는 나도,

이 날은 굉장히 떨었다.

 

상견례야 말로 진짜 결혼의 공식화를 알리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막말로 예식장은 걍 취소하면 그만...)

 


 

인터넷을 뒤지다 상견례 자리에서도 선물을 해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선물 지옥에 빠졌다!!!

싀벌 그냥 밥만 묵고 집에 가면 안되나!!!

 

근데.. 이미 상견례 선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상태에서,

어떻게 또 맨입으로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ㅠㅠㅠㅠ

 

결혼은 돈 없어서 두번 못함

 

 

상견례 선물 후보군은 다음과 같았다.

 

  • 꽃다발 또는 꽃바구니
  • 화과자, 쿠키, 경단 등
  • 레터링케이크
  • 보자기떡케이크
  • 앙금떡케이크

 

선택 기준은

 

1. 너무 비싸지 않을 것 (5~6만원대)

2. 먹는 것이라면 맛이 있을 것 (=예쁜 쓰레기가 아닐 것)

3.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4. 이왕이면 참신한 것

 

 

이 선택의 기준에 따라

나는 5번 앙금떡케이크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우선 선물받을 대상자 연령이 모두 60대초반의 어른들이라,

그 분들 입장에서 괜찮다고 여길만한 것을 사는 게 중요했다.

 

꽃다발과 꽃바구니는 언제나 옳은 선택이지만,

이미 양가에 인사를 다녀오면서 꽃다발, 꽃바구니를 선물했었기 때문에 중복되는 느낌이 들어 제외했다.

 

화과자나 쿠키는 포장과 내용물이 고급스러워 예쁘긴 했지만,

양가에 과자나 쿠키를 좋아하는 분들이 아무도 없어서 제외했다.

 

레터링케이크의 경우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귀엽고 깜직해서 많이들 하지만,

일단 이 역시도 양가 어른들이 케이크만 보면 생크림을 다 걷어서 싱크대에 갖다 버리는 분들이라..(ㅋㅋㅋ)

레터링은 안 그래도 기본 생크림 케이크보다 값도 비싼데 크림 다 긁어낼 게 뻔해서 제외했다.

 

결국 남은 것은 떡케이크였는데,

다행히 양가 어른들이 모두 다 떡을 좋아하셨기 때문에 떡 케이크로 하되,

디자인을 보자기로 할 것인가 앙금꽃으로 할 것인가 혹은 그 외의 디자인으로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했다.

 

 

 

보자기 떡 케이크

 

구글 검색 '보자기 떡케이크'

구글에서 보자기 떡케이크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들이다.

너무 예쁘지 않나? 매우 고급지고.

백설기를 식용색소를 넣은 앙금으로 보자기처럼 둘러싼 것들이다.

 

출처 구글 검색

특히 이런 보자기 디자인을 꼭 하고 싶었다.

한눈에 봤을 때 이게 떡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반전의 놀라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치만...

떡의 단점이 무엇인가.

 

바로,

보관이 어렵다는 점이다.

 

떡은 당일 생산, 당일 섭취다.

ㅠㅠ

(하루만 지나도 떡이 굳어서 맛이 없다. 냉동했다가 녹여도 괜찮은 건 찰떡이지, 저런 설기떡은 냉동하고 해동하면 퍼석퍼석 맛대가리가 없어진다.)

 

그러다보니 하루 전날 미리 주문하고 찾을 수도 없어서,

상견례 장소 혹은 본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공방이 있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이동 거리 30분이내에서는 보자기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떡공방을 찾지 못 했다.

(상견례 장소 및 본가는 동래지역인데, 업체는 센텀,양산,김해 쪽)

 

그래서 결국 차선책이었던 앙금꽃 케이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앙금꽃 떡 케이크

 

 

구글 검색 '앙금꽃 떡케이크'

앙금꽃 떡케이크는 보자기 떡 케이크가 없어서 차선책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앙금꽃 떡케이크를 하길 잘 한 것 같았다.

 

흰앙금을 사용해 식용색소만 넣고 모양을 빚은 것이라,

흔히 양식 베이커리에서 사용하는 식으로 설탕을 사용한 게 아니라 그런지

전혀 기름지거나 텁텁하지도 않고 적당한 단맛이 있어 어른들이 너무 좋아하셨다.

 

꽃다발이나 꽃바구니가 없는 대신,

투명한 케이스로 떡케이크를 포장해오니 떡인데도 불구하고 꽃꽂이를 해둔 것처럼 분위기가 화사하고 너무 예뻤다.

 

게다가 식용색소도 워낙 색이 다양하다보니,

원하는대로 색을 마음껏 디자인 할 수 있고,

계절에 맞는 꽃도 활용해서 계절감을 표현할 수도 있어서 결과적으로 대대만족이었다!

 

(물론 인스타, 블로그 후기를 뒤져서 맛도 있는 업체로 특별히 선정하였음!)

 

 


 

업체에 요구했던 디자인

 

원형 케이크 위에 리스 형태로 꽃이 가득 올라간 케이크

 

 

업체에 요구했던 색감과 문구

 

※ 문구작성

문구추가에는 추가요금이 생긴다. 2~3천원 정도.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너무 길거나 복잡한 얘기는 안 쓰는 게 좋다.
길게 쓰고 싶다면 별도로 토퍼를 준비하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 거짓말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행복하게 잘 살겠다, 예쁘게 봐달라, 예쁘게 살겠다"는 얘기는 쏙 뺐다.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예쁘게 살 수 있을지, 잘 살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지독한 인간)

예쁘게 봐달란 말도 쓰기 싫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사위와 며느리가 남의 집 귀한 자식임을 알고, 내 부모가 소중한만큼 배우자의 부모가 소중하겠구나 여기면서 꼭 지켜야할 예의를 잘 지키며 살면 되지, 뭘 굳이 누가 누구를 예쁘게 봐주고 못나게 봐주고 그런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이쁘긴 자기 자식이 천배만배 이쁘지, 남의 자식이 왜 예뻐. (골치아픈 인간 맞음ㅇㅇ)

그래서 문구를 고민,고민하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서 내가 양가 부모님들께 정말 자신있게 약속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해보니

아, 내가 남편이랑 어쨌든 '열심히'는 살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열심히 살겠다고 적었다.
첫 시작을 반드시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완성작

 

요청사항보다 훨씬 화사하고 밝은 색감으로 예쁘게 잘 나온 상견례 떡 케이크!

토요일 점심으로 예정된 상견례였기 때문에,

당일에 떡을 찌고 앙금을 제작하려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해야 했을텐데,

요청사항 다 반영해서 아니, 오히려 요청사항보다 훨씬 더 예쁘고 화사하게 준비해주신 사장님!

 

가게 위치도 남편이 상견례 장소로 오는 동선에 있어서 픽업도 수월했고,

가격도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서도 다소 저렴한 편이었다.

하나에 55,000원 정도였다. (2021년 6월 기준)

 

※ 아쉬운 점이라면 사실, 저 엉망인 레터링 글씨체랄까...

그냥 내가 적었어도 저것보단 낫지 않았을까..싶다.^^;;

저거 추가했다고 3천원 달라고 했는데...ㅎㅎ....

 

 

 

결론적으로

맛도 있었다.

^________^

 

 

(너무 만족해서 그 후에 할머니 생신에도 또 앙금꽃케이크를 들고갔다. 2단 케이크, 반전케이크도 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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